미반 5번 염지은

작년 수능을 보고 집에 돌아와 가채점을 했을 때가 생생히 기억에 남는다. 내가 지금 과목을 잘 못보고 채점하나? 내 눈이 이상한 것 아니지? 진짜 오만가지 생각이 들었다. 지금 상황이 너무 어이없어 웃음이 나오고 그 뒤엔 울음이 고장 난 수도꼭지마냥 하염없이 나왔다.

그렇게 시작된 재수생활.

엄마의 권유로 진덕여자기숙학원에 입학했다.

집 밖의 생활이 처음이었던 나에게 모든 것이 낯설고 적응하기 힘들었다. 친구들과의 합숙생활부터 가족에 대한 그리움이 잦아들 때까지 나는 상당히 긴 시간을 달려 적응했다.

재수를 하면서 가장 힘든 점을 3가지만 꼽자면 먼저, 슬럽프이다. 수능 때 워낙 망쳤던지라. 올릴 성적과목이 많았던 나는 2월 입소 때부터 6월 모의평가전까지 죽어라 공부만 했고, 6월 모의평가 성적은 좋은 결과를 받았었다.

하지만 곧 슬럼프는 찾아 왔고 성적도 계속 떨어졌다. 이때 정말 내가 왜 공부하나? 라는 자괴감이 들고 하루하루가 시련의 연속이었다.

그렇지만 열심히 공부하는 친구들을 보며, 다시 마음을 다 잡고 공부한 결과 9월 모평때는 더 오른 성적을 받았다. 지금 수능까지 한 달도 안남은 이 시점. 계속 열정을 가지고 공부를 하고 있다.(진짜 재수생활하면서 슬럼프는 꼭 한 번씩 오는데 잘 극복했으면 좋겠다!)

둘째, 재수를 하면서 체력이 너무 부족해서 힘들었다. 처음에는 체력이 팔팔해 오버해서 잠을 줄여가며 공부하기도 했었다.

그런데 지금은 아무리 몸에 좋은 건강식품을 여러 가지 먹어도 체력이 부족하고 잠을 자고 나도 피곤하다. 공부 때문에도 스트레스를 받지만 진짜 이 허약한 체력 때문에 더 스트레스를 받는다.(학원 들어와서 운동을 안 했다가 나처럼 되지 말고 매일은 아니더라도 자주 자주 운동을 했으면 좋겠다.)

마지막으로 남들과의 비교 때문에 힘들었는데, 이때 진짜 귀 닫고 자기만의 공부에 열중했으면 좋겠다. 지금 당장의 성적이 중요한 것이 아니라 마지막에 누가 더 노력의 결실을 맺느냐가 중요하기 때문이다.

재수생활을 선택한 이 시점, 하루하루 최선을 다해 꼭 수능당일 대박치기를 바란다. 파이팅!!(나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