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반 6번 김규리

작년 수능을 본 후 난 집에 오자마자 펑펑 울었다. 수능 망한 것을 직감했기 때문이다.

처음엔 ‘재수’라는 것이 너무 무섭고 막막했다. 그래서 그 망한 수능점수를 가지고 내가 고등학교 3년 동안 생각하지 않았던 대학들의 간호학과를 썼다. 그 결과는 예비였다.

합․불 결과를 기다리는 과정에서 많은 상처를 받은 나에게 너무 감사하게도 엄마, 아빠께서 ‘재수’라는 기회를 주셨다. 올해는 꼭 성공해야겠다고 생각을 했기에 꼼꼼히 여자기숙학원 3군데를 알아보았다. 나는 인터넷으로 보기에 어떤 광고 전략인지는 모르겠지만 가장 인기가 있어 보이는 여자기숙을 마음에 두고 있었다. 하지만 직접 가서 시설도 보고 상담을 받아보니 너무나도 실망스러웠다.

그래서 엄마와 마지막으로 집에서 가장 가까운 진덕여자기숙학원을 찾았다.

상담과장님께서 상담도 명쾌하게 너무 잘해주시고 시설도 바깥 외관과는 다르게 너무 좋았다.

그래서 바로 진덕여자기숙학원으로 결정했다. 하루 만에 짐을 챙기고 2월 17일 정규반으로 들어왔다.

처음 방을 배정 받았을 때 걱정이 많이 앞섰다. 왜냐하면 나를 제외한 룸메이트들이 선행반 친구들이였기 때문이다. 걱정과 달리 친구들이 나를 많이 도와줘서 쉽게 학원에 적응할 수 있었다.

정규수업 시작 후 수업은 기대 이상이었다. 나의 생각 속 재수학원 수업은 교실에 학생들이 꽊꽉차있는 단과식 수업이였지만 다른 학원에 비해 모집정원이 적은 학원인지라 타학원에 비해 수업에 더 집중할 수 있었고, 선생님들도 우리에게 더 많은 관심을 주시고, 질의응답도 꼼꼼히 잘해주셨다.

오랜 전통이 있는 만큼 학생들을 케어하는데 있어서 노하우가 있었기에 밥과 숙소는 정말 최고였다. 그 중 밥 급식은 세상 최고인 것 같다. 영양사 선생님과 급식 아주머님들께서 직접해주시는 것이라 더 믿고 먹을 수 있었다. 이런 최고의 시스템 아래 6월 평가원을 열심히 준비했다. 그 결과 들어올 때 과장님과 약속한 등급을 국어만 제외하고 맞출 수 있었다.

그 이후로 9월 평가원은 내가 원하는 성적에 거의 가까운 성적을 받을 수 있었다.

공부하다가 ‘불안하면 불안감을 잊을 정도로 공부해라.’란 말이 나에게 많이 와 닿았다.

나와 2월부터 수능이라는 큰 산을 같이 이겨내 온 친구들아!

10년, 20년 뒤 아니 할머니가 되어서 우리가 하고 싶은 일을 하는 멋쟁이로 항상 웃으면서 만자~^*^